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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구글의 '문샷' 접근법을 거부하는 이유 본문
부진한 진전으로 자율주행 스타트업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
(2020.07.21.) 자율주행 기술 발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 웨이모는 2018년 말까지 운전자 없는 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넘겼고 GM의 크루즈는 2019년 상업용 서비스를 시작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일론 머스크의 홍보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기술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고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 중 일부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특히 독립적인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벤처 캐피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데 자율주행 기술의 타임라인이 길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필요한 자원의 양을 감안할 때, 수십 개의 기업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작년에 Drive.ai이라는 스타트업은 폐업하기 며칠 전 애플에 인수되었다.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스타스카이(Starsky)는 지난 3월 폐업한다고 발표했다.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받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중 한 곳인 죽스(Zoox)는 지난달 아마존에 12억달러에 인수됐다. 돈이 거의 바닥날 뻔했고 2018년 평가액 32억 달러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될 수밖에 없었다. 오로라, 보야지, 메이 모빌리티는 즉각적인 재정적 위험은 없으며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운전자 없이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모두 웨이모의 그늘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과거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였던 웨이모는 오랫동안 업계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2018년 초에는 피닉스에서 기사 없는 상용택시 서비스를 연말까지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로라, 죽스 등 다수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웨이모가 만들려고 하는 시장에서 경쟁하길 바라며 웨이모의 행보를 따라가고 있다. 죽스는 센서와 소프트웨어 외에 자체 차량까지 만들면 더 나은 자율주행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오로라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이 공동 설립했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스택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은 웨이모의 상업용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서둘렀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들은 쟁탈전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 2018년 출시 당시, 피닉스 교외에서 웨이모의 서비스는 안전 운전자들이 운전하고 있었고, 일반 대중들에게 개방되지 않았으며, 수익성이 거의 없었다. 18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 프로그램은 피닉스 도심 지역의 일부에 국한되어 운행된다.
오로라는 2018년 1월 폭스바겐과 현대차를 전략적 파트너로 계약하면서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보였다. 당시 오로라는 폭스바겐과 제휴하여 모빌리티 mobility-as-a-service(무운전자 택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성숙함에 따라 폭스바겐 그룹 브랜드 전반에서 이 시스템을 통합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2019년 6월 오로라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오로라가 폭스바겐의 인수 제의를 거절한 것이 알려지면서 폭스바겐은 포드가 보유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의 지분 절반을 사들였다. 폭스바겐과 오로라 모두 왜 결별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웨이모의 느린 개발 진행 상황이 폭스바겐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웨이모가 자동차 사업에 뒤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자동차 회사들은 빠른 대응책이 필요하다.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전 구글 자율자동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크리스 엄슨일 것이다. 웨이모가 사업을 지체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아르고 지분을 사들이는 것처럼 전략적으로 자산을 유지하면서 다른 대안들을 고려할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웨이모의 부진한 진행으로 투자자들은 특히 죽스 같은 현금이 필요한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대한 전망에 더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죽스는 올해 또 한번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아마존에 저렴한 가격으로 매각 되었다. 죽스의 자금 조달 실패 사례는 벤처캐피탈 펀딩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다른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대한 경고 일수도 있다.
일부 회사들은 트럭 운송으로 옮겨가는 중
웨이모를 통해 자율주행 업계가 깨달은 것은 무인 택시는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이다. 택시는 대부분 도시 지역에서 이용되었는데 이는 가장 복잡하고 가장 까다로운 운전 환경이다. 택시들 또한 특히 까다로운 고객들이 있다. 고객들은 보통 급해서 택시를 부르게 되므로 사람보다 느리게 운전하는 조심스러운 자율주행 택시는 고객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무운전자 택시 서비스는 자본 집약적인 사업으로 아마도 전체 대도시 지역을 서비스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택시 서비스는 전체 서비스 지역을 커버하는 실질적인 택시군과(자동차 회사와 제휴) 상세한 지도를 필요로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자율주행 기술이 택시 산업에서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아왔다. 일부 기업들은 트럭운행이 자율주행 기술의 이상적인 시장이라고 결론지었다. 화물 운송은 승객을 실어나르는 것 만큼 시간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자율주행 트럭은 새벽 배송으로 안전하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무인 트럭 운송 회사는 수익을 창출하기 전에 미리 전국 고속도로를 설계할 필요가 없다. 소수의 노선만을 운행하는 수익성 있는 트럭 운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웨이모는 2018년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서 자율주행 트럭을 시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피닉스 택시 서비스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트럭 운송에 주력한 스타트업이 다수 설립됐다.
지난 10월 오로라는 자사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여 자율 택시가 아닌 화물 운송에 주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처음에는 크라이슬러 패시피커 차량군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8등급 트럭까지 댈러스 지역에서 시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스타트업은 작은 규모로 느리게 시작하고 있다
웨이모의 문샷 프로젝트는 구글X에서 나왔다. 어렵고 기술적인 도전과제(문샷)를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상용화를 고민하는 것이 X만의 철학이다. 웨이모는 범용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들어 택시나 트럭과 같은 응용 분야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오로라, 크루즈, 아르고, 죽스 모두 이 문샷 접근법과 비슷하다. 크루즈와 죽스는 미국에서 가장 복잡하고 혼잡한 운전 환경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해 왔다. 오로라는 웨이모처럼 택시, 트럭, 기타 애플리케이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자율주행 스택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런 접근법의 단점은 이 전략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비용이 얼마나 들지 혹은 이 회사들이 성공으로 가는 길에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잘못된 기술이나 사업 모델에 투자했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수십억 달러를 쓸지도 모른다. 벤처캐피탈로 자금을 조달한 회사는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은 좀 더 점진적인 접근법을 선택하여 자율주행 기술 중에서 덜 까다로운 응용 분야를 찾고 가능한 한 빨리 제품을 출시하는 데 주력해 왔다. 예를 들어 보야지는 민간 소유의 대규모 실버타운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메이 모빌리티는 지정된 구간의 노선 셔틀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체결한다. 옵티머스 라이드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입주민들을 태우기 위해 민간 토지주들과 거래하고 있다. 뉴로는 피자와 식료품 배달로봇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최고 시속 25마일의 저속주행 자율주행 운행이다. 저속 주행은 자율주행의 기술적 과제를 크게 단순화하는 동시에 차량이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위험도 최소화한다. 예를 들어 시속 50마일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에게 문제가 생기면 도로가에 세우면 되지만 시속 25마일의 자율주행차는 그냥 멈추면 된다.
이 회사들 중 어느 곳도 무운전자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으며(여전히 뉴로의 로봇을 뒤에서 체크하는 차량이 있다) 몇 년 지나야 출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시속 25마일의 자율주행차는 시속 45마일이나 65마일로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메이 모빌리티의 지정 구간 셔틀 노선, 보야지의 실버타운, 그리고 뉴로의 특정 슈퍼마켓 배달 서비스 등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이 전체 대도심 지역에서 운행하는 것보다 쉬울 것이다.
소규모 스타트업 적은 재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일부 소규모 스타트업은 대기업에서 드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야지는 지난 9월 3,100만달러를 모금했다. 메이 모빌리티는 2019년 2월 2200만 달러, 12월 5000만 달러를 추가로 모금했다. 옵티머스 라이드는 지난 11월 "거의 5천만 달러"를 모금했다. 분명 5천만 달러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최근 오로라와 죽스가 모금한 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오로라는 지난해 5억3000만 달러를 모금했고, 죽스는 2018년 5억 달러, 2019년 2억 달러를 추가로 모금했다. 보야지, 메이 모빌리티, 옵티머스 라이드는 죽 스가 아마존에게 헐값에 팔려나갈 때 간신히 회사를 지킬 수 있었다.
메이모빌리티는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현금 지출 속도가 느려졌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전 메이 모빌리티는 이미 몇몇 대도시 지역의 지정된 노선에 안전운전자를 포함한 승객을 태우는 셔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지방 정부들은 이 노선의 기술을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노선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메이 모빌리티에 돈을 지불하였다.
메이 모빌리티 측은 고용한 고객 중 상당수가 수요가 적은 노선들의 일부는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선 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불 비용이 보통 버스 회사를 고용하는 것 보다 비싸지 않다는 의견이다. 기술이 성숙해지면서 안전운전자들의 개입이 적은 완전 자율 운영으로 점진적인 전환이 계획되고 있는 중이지만 여전히 갈 길도 한참 남았다.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가능한 한 기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오로라, 크루즈, 아르고 등이 모두 라이다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웨이모는 자체 라이다를 자체 개발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보야지, 메이와 같은 회사들은 다른 회사들이 만든 기성품 라이다를 사용하는 것을 고수해왔다.
접근이 쉬운 시장은 막다른 골목일 수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일 수도 있다
시속 25마일로 안전 운행 가능한 접근법은 고속 운행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보이지나 메이 모빌리티 같은 틈새시장을 서비스 하는 소규모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고 오로라, 웨이모, 크루즈나 죽스 같은 기업은 범용 자율주행차 시장에 훨씬 더 큰 시장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기업이 일단 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얻게 되면 다른 업체와 경쟁 하기 쉽다.
수익성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회사, 심지어 저속운행이나 좁은 지리적 영역에 국한된 서비스 운행에도 그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업들은 다른 유사한 분야까지 규모가 확장될 수 있고 점차적으로 더 어려운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라면 기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뿐 아니라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과 고객이 정말 관심 갖는 것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이런 경험은 더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에 지출할 방법을 찾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다음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훈련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할 것이다. 스타트업의 본질적인 유연성으로 보야지, 옵티머스 라이드나 뉴로 같은 스타트업이 더 크고 더 많은 자금을 지원받는 경쟁상대를 제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회사들이 자금이 바닥나기 전 상업용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다면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s://arstechnica.com/cars/2020/07/slow-progress-on-self-driving-is-putting-startups-in-a-bind/
Edited by Lu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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